상단 메인메뉴 바로가기 중간 콘텐츠 영역 바로가기 하단 푸터메뉴 바로가기

  • HOME
  • 시청자 의견 · 답변
  • 제작진의 답변

제작진의 답변

2TV [대왕세종] 역사왜곡에 대한 항의

2008.09.09
  • 조회
    2381

▣ 시청자의 의견 [접수일 : 2008. 9. 4]



ㅇ 2TV [대왕 세종


본인은 문강공 조말생 선조의 19세손이다. 처음 이 드라마를 방송할 때부터 조상이 등장하여 매회 빠짐없이 온가족과 함께 시청해왔다. 매번 시청하면서 느끼는 것은 “이렇게까지 심하게 역사를 왜곡해도 되는 것인가?” 이다. 시청자의 흥미유발도 좋고 시청률을 올리려는 것도 좋지만, 그 시대에 살다간 선조를 이렇게 무참히 밟아 2만 5천 후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아놓고 어떻게 하려는 것인지 묻고 싶다. 세종등극, 대마도 정벌 등 사사건건 세종과 대립하고, 황희 계란 건, 장영실 벼슬 건 등 이젠 방화사건 배후 조종자로 몰아, 악의 화신으로 매도해 가고 있다. 이러한 설정에 분노로 가슴이 떨린다. 참고로, 본인은 왕조실록을 이미 모두 읽어본 사람이다. 사실과 다른 왜곡설정에 대해 작가의 해명을 꼭 부탁한다.

 

 

 

※의견제시자 : 조원근

      


 

 ▣ 제작진의 답변 [드라마1팀] 

 

 

현재, 그러니까 지난 주말에 방송된 65회까지의 극에서 조말생은 세종과 대립하며 때론 세종을 압박하고 있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조말생은 매력적이고 훌륭한 세종의 조력자로 그려질 예정입니다. 물론 66회에서 조말생은 실각합니다만 이후 4군 개척 때 다시 중용되어 큰 공을 세우고 마지막 훈민정음 창제기로 가면 세종의 든든한 후원자로 자리매김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조말생이 ‘악의 화신으로 매도돼가고 있다’는 선생님의 우려는 약간 오해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대왕세종’에선 실제로 ‘악역’이 없습니다. 주인공 세종과 대립하고 있다고 해서 조말생을 악역이라고 볼수는 없지요. 극에서 조말생은 세종과 다른 조선을 꿈꾸고 있을 뿐입니다. 세종의 생각이 너무 앞서가기 때문에 이를 막고자 할 따름이지 조선을 ‘조화롭고 품위있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그의 충심은 이미 방송된 극 내용 곳곳에서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사실 실제 실록의 기록만 가지고 본다면, 태종 때 정계에 입문해 뛰어난 능력으로 국왕의 총애를 받으며 승승장구했으나 세종대에 엄청난 부정부패 행각이 드러나면서 결정적으로 실각하는 인물입니다. 그 장죄의 액수가 무려 780관, 당시 기준이 되었던 명국의 형법에 따르면 거의 10번 사형을 구형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당연히 조말생에게 사형을 구해야 한다는 상소가 빗발쳤으나 세종이 이를 권도로서 물리치고 귀양보내는 정도로 막았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세종은 왜 그랬을까? 드라마는 여기서부터 조말생을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조말생을 단순히 부패한 ‘나쁜 정치인’이 아니라 나름의 충심을 가지고 세상속에서 몸부림쳤던 인물로 그렸습니다. 그러니까 세종과 다른 방식으로 나라를 소신껏 움직여갔던 인물, 780관이란 뇌물이 순전히 자신의 사리사욕이 아니라 그렇게 나라를 움직여가기 위해 그가 필요했던 어떤 ‘자금’이었다라고... 이렇게 되면 그가 택한 방식은 잘못되었으나 그 동기의 선의는 인정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야 세종이 그토록 무리수를 두면서 그를 살려둔 것이 이해될 수 있다, 이렇게 드라마는 고민했습니다. 결론적으로 극에서 조말생의 소위 ‘역모’는, 또 이를 위한 뇌물수수는 조선을 살리기 위한 충심이었던 것으로 나옵니다. 그랬기에 세종은 그를 살렸습니다.

 

이렇게 될 때 선생님의 우려와는 정반대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음을 저희는 압니다. 그건 오히려 역사상의 조말생을 미화하는 것, 그래서 나아가 정치인의 부패를 합리화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입니다. 하지만 세종을 통하여 긍정의 정치를 조망코자 하는 애초의 기획의도에 따라 이 정도 역사의 행간에 대한 상상력은 허용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고민한 것입니다.

 

선생님의 깊은 관심과 애정어린 질책에 감사드리며 더욱 좋은 드라마로 보답코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