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방송위원회 방송심사 평가보고서 '0' 점의 진실]
2006.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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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점의 진실 (2005년 방송위원회 방송심사 평가보고서 '시청자불만처리' 항목에서 KBS가 '0'점? 내년에도 '0'점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요.)
1. KBS 시청자상담실에서는 <2005년도 시청자불만 처리의 적절성>부분에서 '0'점을 받았다는 신문기사를 접하고 피평가기관으로서 평가점수 산정기준을 알 책임과 권리가 있다는 전제 하에 이에 관한 자료를 밝혀줄 것을 방송위원회에 정식 공문으로 발송했고 이에 대해 지난 어제 10월 10일자로 회신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회신공문에는 평가점수 산정기준을 "<해당방송사 행정지도 건수>, <해당방송사 유의통보 건수>, <조치결과 회신에 대한 미회신 건수>, <조치결과 회신 30일 초과건수>, <해당방송사 기처리사안 재발생 건수> 등에 대한 감점결과를 취합하여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사업작 간의 상대평가로 평가점수를 산정함"이라고만 하였고 각 항목에 대한 구체적 산정방식은 대외비라서 밝힐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다만 전화상으로 방송위원회 시청자불만처리 담당자에게 확인한 바에 의하면 2005년도 시청자불만처리의 적절성 평가점수 산정항목과 기준은 2006년도와 비슷하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2. 이미 공개되어 있는 <2006년도 시청자불만처리의 적절성>에 대한 세부기준에 의하면 지상파방송사업자의 '시청자불만 처리의 적절성'은 30점 만점(2005년은 20점 만점)으로 되어있고 감점기준에서 유의통보가 1건당 0.3점 감점으로 되어있습니다. 이 외에도 4가지 감점기준이 있으나 유의통보 외의 나머지는 전체 점수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닙니다. (2005년 KBS의 경우 유의통보 163건, 미회신 1건, 30일 초과 4건임.) 이 기준에 따라 계산하면 KBS는 유의통보만으로도 163건×(-0.3)=-48.9점의 감점요인이 발생합니다. (163건은 2005년도 유의통보 건수이지만 올해의 건수도 작년과 비슷하다는 가정 하에 계산하였습니다.) 결국 다른 감점요인이 없다하더라고 30점 만점에서 -48.9점을 더하면 -18.9점이 2006년도 KBS가 받게될 시청자불만 처리의 적절성에 대한 예상점수입니다.
3. 유의통보에 대해 : 방송위원회 유의통보란 방송위원회가 시청자들로부터 접수한 각 방송사에 대한 불만을 선별하여 거의 매주 1번 정도로 방송사에 보내는 시청자 의견입니다. 그것이 작년에 KBS는 방송위원회로부터 163건을 접수받았고 KBS는 이를 '일일상담보고서'에도 게재했습니다. KBS는 타방송사에 비해 채널이 많고(TV 채널 2개, 위성 채널 1개, 라디오 채널 6개, 장애인 특수채널 등 총 10개의 채널 운영), 지역네트웍이 분리운영되는 민방과 달리 전국지방방송이 한 개의 방송사업자로 등록되어 있어 전국의 시청자 민원이 KBS라는 단일한 사업자에 대한 민원으로 합산처리 됩니다. 그리고 공영방송으로서 국민들의 시청기준이 타방송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까다롭습니다. 시청자 민원의 많은 수가 다른 방송은 몰라도 KBS는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는 데서도 KBS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수준과 관심이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방송국에는 없는 수신료에 대한 불만도 상당수 차지하고 있고요. 따라서 시청자의견에 대한 유의통보도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는 조건인데 1건당 0.3점 감소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이러한 KBS의 특수성을 무시한 역차별로 볼 수 있습니다. 이에 시청자서비스팀에서는 방송위원회의 이러한 일률적 평가기준의 모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도 발송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방송위원회에서도 우리 공사의 의견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회신하였습니다.
4. 적절한 평가를 위해서는 의견이 많이 접수되었다고 감점을 줄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의 의견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제작 담당자들에게 잘 전달했으며, 또 제작 담당자들은 시청자들의 의견에 어떤 feedback을 보였는지 등 시청자의견의 적절한 처리과정을 평가해야 하는 것이 <시청자불만 처리의 적절성>이라는 평가제목에 합당한 평가방식이다. 의견이 많이 접수되었다는 것은 그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의미인데 이를 감점요인으로 적용한다면 가장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아무도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된다는 모순이 발생합니다.
5. 실례로 KBS가 시청자의견을 어떻게 수렴하고 제작일선에 전달하며, 시청자와 제작자의 의사소통을 위해 어떤 시스템을 갖추어 시청자의견을 적절하게 처리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KBS는 12명의 상담 직원들이 매일 상담실에 접수되는 2천여건의 시청자 의견을 분류정리하고 여기에 방송위원회의 유의통보 건을 더하여 매일 상담보고서를 작성합니다. 이 보고서는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 및 시청자위원들에게 보고되며 동시에 전사원이 공람할 수 있게 사내 전자게시판에 게시하고 있습니다. 또 보고서에 게재된 시청자의견을 팀별로 분류하여 제작 당담팀 전원에게 개인 메일로 매일 발송함으로써 시청자의견을 팀원 전원이 정보공유차원에서 공유토록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저희 상담실은 시청자의견이 프로그램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2중 3중의 전달시스템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견을 제시한 시청자들이 자신의 의견이 제대로 채택되어 담당자들에게 전달되었는 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 일일상담보고서'를 상담실 홈페이지에 매일 가감없이 게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안에 따라 제작진의 직접 답변이 필요한 경우 상담실에서 제작담당자로부터 답변을 받아 상담실 홈페이지 '시청자의견에 대한 제작진의 답변'란에 공개적으로 게시하여 시청자와 제작진의 코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청자가 KBS프로그램으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 이를 '고충처리업무'를 통해 사전 조정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KBS 시청자상담실에서는 1년 단위로 연간 50만건에 달하는 시청자의견을 분류하여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한 '시청자상담 종합보고서'를 편찬하여 전국 주요도서관에 발송함으로써 상담실에서 이루어진 모든 시청자서비스가 영구히 기록화되고 보관열람 및 비평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에는 시청자상담에 관한 모든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신속정확한 방송상담이 되도록 상담업무의 전산화를 아울러 추진할 계획입니다. (기타 'TV비평 시청자데스크' 같은 옴부즈맨 프로그램, 시청자들이 직접 제작해 KBS채널로 방송되는 '열린 채널' 등은 일본 독일 등 다른 나라에서도 모범적인 시청자의견 반영 프로그램으로 KBS를 벤치마킹할 정도입니다.)
6. 시청자의견을 이처럼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프로그램에 반영하기 위해 애쓰는 KBS가 시청자불만 처리에서 0점을 받았다는 것은(SBS는 20점 만점, MBC는 10점) 싑게 납득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시청자불만처리에 대한 적절한 평가를 위해서는 각 방송사는 시청자의견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이를 제작일선에 전달하는지 그리고 그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체크해야지 시청자의견 1건당 -0.3점을 곱하여 나온 점수를 가지고 평가한다는 것은 불만처리의 적절성의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불만건수의 단순한 합산일 뿐입니다. 이처럼 안이하고 단순하고 불합리한 평가방식은 시청자의견을 참으로 소중히 생각하고 수렴반영하기 위해 애쓰는 KBS가 마치 시청자들을 위해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방송국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KBS가 '0'점을 받은 데 대해서는 시청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라는 뜻으로 알고 KBS전체가 이를 위해 가일층 노력하는 계기로 삼을 것입니다.